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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카지노 Story

[아따의 겜블이야기] 데스페라도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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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작별.


햇살이 기분좋게 내리쬐는 오후,
절 뒷편 아랫 세상이 훤히 보이는 바위위에 두 노인이 한가로이 앉아 봄볕을 쬐고있다.
처용스님이 오선생 에게 말한다.

-이제 원 없겠네...
다들 잘 돌아가니 말이네.

-무슨...
관 뚜껑 닫을 때 까지 시끄러운게 인생이네...

저렇게 해 놓고 보니, 영악한 인간 인지라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 있으면 눕고싶고, 누워 있으면 자고 싶은게 사람아닌가...

한달 남았다는 소리듣고 마음 비우고 여길 드러왔는데 석달이 지난 지금까지 살만하다보니,

저것들 하고 카지노 놀러도 가고싶고,
손주녀석 결혼도 시키고 싶으네...
그러다보면 또 증손주가 보고 싶을테지...

생각 하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그냥 되는대로 지내다가 훨훨 날아갈라네...

내가 저 세상 먼저 가거든 물좋은 판때기 골라잡아 구라없는 세상에서 터닦고 기다릴테니,

자네는 자손들 공양 받으며 호사 누리고 좋은세상 구경 다~하고 천천히 올라오시게...

처용은 뜬금없이 오선생이 저러는걸 보니 속으로 깜짝 놀랜다.
뭐라 대답하기도 난처해서 그냥 대꾸도 안하고 먼산만 바라본다.
오선생이 이어서 말한다.

-무얼 그리 눈에 독을 품고 부지런히 다녔는지 모르겠네...
남은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네...

여지껏 살아온게 겨우내 움추렸다 피어나는 꽃한송이 보다 부질없으니 말이네.

그냥 그때그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용을 쓰던 그 순간들 하나하나 찰라들이 그때뿐인것인데...

왜그리 힘들고 치열했는지,
그래도 지나고 보니 재밌게 놀았다...
요거 하나 남았네.

그제서야 처용이 입을 연다.

-그냥 눈만 껌뻑껌뻑 뜨고 소처럼 주는 여물만 받아먹고 사느니,

동분서주 하며 이일 저일 하면서 일희일비 하는것이 세월도 바삐가고 재미지게 사는 인생이네.

어찌보면 남들 보다는 자네가 재미지게 살았지... 안 그런가?

-명리를 공부하며 깨쳐서 남들 명조를 봐 주다보니,
내 자신의 그릇을 알게되고 분수껏 살게 되더군...

그리고 남들의 인생길을 여럿 보다보면
골이 깊은만큼 산도 높고,

전생에 죄를 많이 져서 현생에서 뼈 빠지게 고생으로 업을 갚고 억울해 하거나,

전생에 덕을 쌓아서 현생에 복을 받는걸 여럿 봤네.

따지고 보면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서 제자리로 온단 말이네...

노름도 마찬가지 아닌가?
몇번 따다가 한번에 탁 털어 넣듯이 말이네.

결국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다가 다시 무로 회귀한단 말이네.

그렇게 보면 순간순간 힘들지 않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즐겁게 살다보면 그만큼 남들보다 쉽게 사는길인데,
그게 맞닥들이면 그리 쉽지가 않은 일이네.

처용스님은 일어나서 기지개를 피며 말한다.
-아침부터 먼길을 다녀왔더니 출출하군
동치미 남은거에 국수나 말아야겠네

-그거 참 조은 생각이네.

오선생도 일어나 절로 향한다.

그날 밤 초승달만 홀로 이지러지는 절 마당 에는 쥐 죽은듯이 새도 안 울고 실바람 결에 풍경도 안 흔들린다.

편안한 모습으로 잠자리에 든 오선생은 꿈속에서 새로 짠 바삭거리는 삼베 옷을 입고  뿌연 안개가 가득한 오솔길을 새 처럼 가벼이 걸어간다.

그리고 여러 산짐승들이 길가 옆 숲에서 광채가 흩날리는 아우라를 뿜어내며 지나가는 오선생을 힐끗 거리며 아쉬운듯 바라만 본다.

빛 으로 가득한 동산에 다다랐을 무렵,
하얀 소복을 입고 머리에 단정하게 쪽을지은 여인네가 버선발로 마중을 나와 오선생의 두손을 부여 잡는다.

-어이구 내새끼...
어디보자, 어미없이 잘도컸네...
그 험하고 먼길을 오느라 고생이 많았구나
가엾은 내새끼...

다음날 아침 은애보살은 버섯물을 들고 한참을 오선생의 방 앞에서 기다리다가 인기척이 없자 처용스님에게 말한다.

-스님 선상님이 아직도 기침을 안하셔요...

처용스님은 그 소리에 놀라 일어서다가 다리에 힘이빠져 기어가다시피 눈물을 흘리며 오선생의 방으로 향한다.

방문을 열고 평안히 잠든 오선생을 본 처용은 60여년을 함께한 친구에게 작별을 고한다.

-잘 가시게나... 친구...
나도 조만간에 찾아갈테니,
그리도 보고싶던 어머님 곁에서 응석이나 부리시게...
또 보자고...













<에필로그>

몇년 전 강원랜드를 가끔 다니다가,
갑자기 노름에 불이 붙는 바람에 몇일씩 상주를 하면서

강랜 이기기~ 라는 카페를 가입하고 떠듬떠듬 가입인사 적던 때가 엇그젠데...

후기 몇번 써보고 아따의 진술서를 시작으로 꼴리는 놀음을 글로써 몇번 풀었더니,

어느날 뜨건 불가마 속에서 소설 이란걸 써보면 시간도 잘가고 재밌을것 같단 생각에

개뿔도 없이 무모하게 2/19일 부터 여러 회원님들의 성원을 받으며 시작한지 48일만에 51편을 끝으로 완결을 지었습니다.

처음에 구상 이란걸 할때는 놀음때메 찌그러진 인생들 여럿이 모여서 겜블러로 성공하는 포멧을 짰었는데...

이게 매 회차 쓰다보니, 자꾸 삼천포로 빠지는 바람에 어찌어찌 살얼음판 뛰어 댕기듯이 이렇게 마무리를 해 봅니다.

오선생 이라는 이름도 원래 생각엔 하루에 오십만 벌면 내튀는 노인네로 그릴려고 성을 오씨로 붙인건데~

그렇게 쓰려다 보니 도저히 간지러워서 점쟁이 노인네로 바꿔 버렸슴다.

그 외 다른 인물들 중 영만은 성격이 아주 이쁜 정선사시는 형님 이야기를  양해를 얻어 그렸구요...

나머지 은애, 정인, 미숙이 캐릭터는 제가 어려서 부터 화류계 근무할적 봐왔던 언니들의 에피소드를 조금 섞어다가 올려봤슴다.

그리고, 아마도 민철이의 사십대 모습이 지금의 아따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보심 되구요~^^

경민이는 랜드와 카오에서 겁없이 나대는 젊은 청춘들의 모습을 따다가 올려봤슴다.

팔짜에 공부라고는 한방울의 인연도 없는 아따에게 소설쓰기 놀이는 무모한 도전 그 자체였지만...

그래도 부족한 어휘와 지식을 신문지 엮듯이 엮어다가 올리느라 개끌고 산책을
하면서, 근무를 하면서,

일상 생활중에 스토리 전개를 통빡으로 그리다가 스마트 폰으로 한시간 정도 적성을 하고 그렇게 하다보면 하루가 후딱 지나 가더군요~

대신에 쓰고나서 보면 아따가 아닌 귀신이 쓰고 갔나? 싶을 정도로 신통하기도 했슴다.

매회 마다 댓글 올려주신 회원님들의 반응들이 큰 힘이 되어서 이렇게 까지 오게되어 진심으로 감사의 글을 올립니다~

지나고보니 봄이 훌쩍 와버리고, 좋네요~
개인적으로 봄 이라는 계절을 좋아라 합니다.

여러 회원님들과 함께 했던 데스페라도~
아따에겐 앞으로 살면서 작은 추억으로 자리할것 같슴다.

지금까지 같이 해주신 회원분들께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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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묵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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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아따님의 글을 읽으면서 좋은 시간 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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