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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소설 #06...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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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새로운 시작


15년이 지난 서울의 한 카페, 

도윤은 창밖으로 내리는 봄비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그의 눈빛은 맑고 강인했다.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에게 매일은 여전히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도윤 씨, 인터뷰 준비되셨나요?"


젊은 여기자의 목소리에 도윤은 고개를 돌렸다. 

그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네, 준비됐습니다."


기자가 녹음기를 켰다. 

"김도윤 씨, 당신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15년을 되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도윤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매일이 기적 같았습니다. 제가 도박의 늪에서 빠져나와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죠. 하지만 동시에 매일이 싸움이기도 했습니다. 도박 중독은 완치될 수 없는 병이에요. 저는 여전히 회복 중인 중독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성공적으로 삶을 변화시키셨는데, 비결이 무엇인가요?"


도윤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비결이라... 글쎄요. 저는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왔을 뿐입니다. '오늘 하루만 도박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요. 그리고 주변의 도움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가족, 친구들, 자조 모임의 동료들... 그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저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예요."


기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도박 중독 예방 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신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가요?"


"네, 저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더 효과적인 예방 정책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아요. 도박의 위험성을 미리 알려주고, 건전한 재정 관리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도윤은 카페를 나섰다. 

봄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그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15년... 정말 긴 시간이었구나.'


그의 머릿속에 과거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카지노의 화려한 불빛, 

절망적인 밤거리, 

상담센터의 따뜻한 미소... 

그 모든 순간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왔다.


도윤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오늘 저녁에는 자조 모임이 있었다. 

15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매주 모임에 참석했다. 

이제는 그가 새로운 멤버들을 돕는 입장이 되었지만, 

그 역시 여전히 그들에게서 힘을 얻었다.



"아직 갈 길이 멀었어..."


도윤은 알고 있었다. 

이 여정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는 이제 두렵지 않았다. 

그에겐 희망이 있었고, 

함께 걸어갈 동반자들이 있었다.


멀리서 모임 장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도윤의 발걸음이 조금 빨라졌다. 

그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번졌다.


"오늘도 나는 도박하지 않기로 선택합니다."


그의 입에서 익숙한 말이 흘러나왔다. 

이 말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그의 하루를 시작하는 주문이었다. 


도윤은 모임 장소의 문을 열었다. 

안에서는 이미 여러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서 도윤은 자신의 과거 모습을 보았다. 

두려움, 불안, 그리고 희망...


"안녕하세요, 여러분."


도윤이 말했다. 

모든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제 이름은 김도윤입니다. 저는 도박 중독자입니다. 그리고 오늘로 5475일째 도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모임이 시작되었다. 

도윤은 새로운 멤버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그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밖에서는 봄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작은 방 안에는 따뜻한 희망의 빛이 가득했다. 

도윤은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모임이 끝나고 밖으로 나온 도윤은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는 다시 한 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는구나..."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도윤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의 앞에는 여전히 긴 여정이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알고 있었다. 

모든 걸음이, 모든 순간이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렇게 김도윤의 오늘이, 

그리고 또 다른 내일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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