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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카지노 Story

[아따의 겜블이야기] 노가다로맨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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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박씨의 선물.


원태와 은경은 박씨의 병세가 날로 악화 되어 더이상 지체하면 잠시라도 일어선채로 사진도 못찍을것 같아서 부랴부랴 급히 주변 지인 몇명만 불러 결혼식을 거행한다.

원태의 어릴적 친구들과 주변 지인들은
쭉쭉빵빵 앳되고 이쁜 20대 초반의 새신부를 맞이하는 원태에게
하나같이 입을 모아 험담을 한다.

-저새낀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 갑다...

-도동노무 새끼가 드럽게 뻔뻔하네...
일년 열두달 동안 입이 찌져지게 술을 사도 안아깝겠네~

-옛날부터 여복이 남달랐다지만 ...
나이 쳐먹고도 딸래미같은 애한테 장가까지 갈줄은 꿈에도 몰랐네...

-아이고 배야... 저꼴을 어찌보나?

-요즘 애들은 연장좋은걸 우선으로 치는갑네~

별의별 썰레바리를 까고 원태에게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이 식을 올리고나서 은경이는 박씨의 곁에서 병간호를 하고

원태는 살던 송추집을 은경과 신혼생활을 할 집으로 자재를 사다가 사람들을 부쳐 깔끔히 허물고 마당에 잔디깔린 그림과 같은 집을 짓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날 ,
초저녁부터 혼수상태에 빠진 박씨는 밤 열두시가 지나서야 원태와 은경이 앞에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요단강을 건너가버려 불귀의 객으로 산화하고 만다.

은경은 병간호를 하면서 미리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지만, 떠나가는 박씨의 거친 손을 놓지 못하고 목놓아 울어버린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원태와 은경은 새로지은 집에서 달콤한 신혼생활에 접어든다.
원태는 어느때보다 열심히 일을 다녔고,
은경이도 골프장에 복직해서 일을 다녔다.

두 신혼부부는 아침일찍 출근해서 해가 떨어질 쯤 집에와서 먼저 오는사람이 저녁을 준비했고, 밤이면 밤마다 침실에서 싸이렌을 울려댔다.

은경은 결혼을 하고난 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심통도 안부리고 시비도 안걸었다.
나긋나긋하게 콧소리로 원태에게 교태와 애교를 부리면서 늙은신랑을 공양하며 챙기기 바빴다.

그러다 자기도 모르게 한번씩 성깔을 부리긴 했지만, 원태는 사랑으로 감싸주고 이뻐라 해줬다.

주말이면 남들처럼 영화도 보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외식을 하고 시간을 내어 좋은곳으로 여행도 다녔다.

그렇게 노가다 늙은 신랑과 어린신부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최고의 순간들을 작지만 소중하게 즐기고, 지켜 나가기로 약속을 한다.

그렇게 꿈과같은 시간을 지내는중에 원태는 잠자다가 꿈속에서 박씨를 만난다.

-어이 사위~ 잘 하고 있지?

원태는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려했으나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밝은 얼굴로 원태를 부르던 박씨는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말을 한다.

-세상엔 나쁜새끼들이 드럽게 많어...
에이~ 쌍노무 새끼들...
똥물에 튀겨버릴 눔들...

꿈속에서 간만에 만나서 누구를 그렇게 욕을 하는지...
욕만 쌍욕만 댓바가지를 해대고 박씨는 사라진다.

원태는 아침에 일어나서 은경에게는 내색을 하진 않았지만,
좀 꺼림직 한느낌이 가시질 않는다.

오늘 원태가 하는일은 조경꾼들과 함께 산에서 나무를 캐는일이다.
십 몇년전에 어린 소나무들을 심어다가 키웠던 건데,

이번에 임자가 생겨서 좋은값을 쳐서 받고 뭉테기로 분을 떠다가 실어 가서 구덩이 파고 심어주는 일까지 하는 몇일 걸리는 일이다.

오전내내 조경사장이 찍어주는 자리 몇군데를 파나가면서 분을 뜨기 좋게 주변흙을 퍼올리다가 무언가 걸리는 느낌에 바가지 아랫부분을 보니,
흙속에 여행용 대형 트렁크 윗부분이 보이는것 같다.

원태는 꿈자리가 사나워서 조심조심 일을 하다가 대형 가방을 보자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다.
주변에 있던 조경꾼들도 멀리 큰 소나무 구덩이 안에서 삽질하느라 보이지도 않는다.

원태는 불길한 예감에 혹시 누가 사람을 죽여다 담아논건 아닌가 싶어서 삽으로 흙을 들춰내고 가방 지퍼를 조심히 열어본다.

일단 썩은냄새는 안난다.
비닐로 단단히 싸맸나보다...
가방 주둥이를 끝까지 열어 비닐을 조심히 제쳐본다.

비닐을 제치고 그 속에 보온덮게까지 둘러놨다.
뭔가 단단히 묶어져 내용물을 쉽게 볼수가 없어 냉큼 포크레인 연장통 안에 커터칼을 가져와 잡아째서 내용물을 보기위해 제치는 순간...

원태의 두눈깔이 동그래지면서 헉~소리와 함께 숨이 멎는다...
가방 안에는 오만원권이 다발로 한가득 들어있는거다...

급히 보온덮게와 비닐을 단단히 여미고
포크레인을 운전하여 대형트렁크가 있는 부분을 바가지로 퍼서 흙과 함께 그대로 원태의 복사차 화물칸에 실어버린다.

조경꾼들은 분뜨는 작업 하느라 원태가 그렇게 움직이는데도 아무도 보지 않는다.

꿈속에서 박씨가 나쁜놈들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아마도 그놈들이 나쁜짓을 하고 숨켜논 검은돈 인가보다...

두근반 세근반 가슴은 뛰고,
주변에 누가 쳐다본건 아닌지 겁이 덜컥났지만,
검은돈 이라면 먼저보는게 임자 아닌가...

아마도 박씨가 원태와 은경에게 선물을 준건가...
설마 이 돈 때문에 지금 누리는 달콤한 신혼생활이 깨지지는 않을까?

어린시절 에는 무대뽀 원태였지만,
나이 사십이 넘어가면서 결혼까지 해서 가정을 이룬 원태는
매사에 조심하고 신중해질수 밖에 없었다.

그날 오후까지 일을 하는둥 마는둥 억지로 마치고 집으로 온 원태는 가방을 창고 한구석에 잘 놔두고 단단히 문단속을 한 다음

담배를 연달아 피워대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서방님의 표정이 심상치않은걸 눈치챈 은경은 왜 그러는지 물어본다.

-오빠 무슨일 있어?
얼굴이 안좋네?

-...

-무슨일인데 그래?

-은경아~
간밤에 니네 아부지를 봤다.

-그래? 왜 난 안보이지?
근데 꿈에서 뭐라셔?

-뭐 나쁜놈들~ 어쩌고 하면서 욕만 이빠이 하다가 가셨다.

-ㅋㅋㅋ 그래?
꿈에서도 그러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왜? 무슨 사고났어???

-오늘 일을 하다가 흙에서 뭘 하나 건져올렸는데...

-왜? 사람이 죽었어???

-아냐 그 반대야.

-아우 ~ 답답하게 스무고개 하고 자빠졌네...
빨리 결론부터 얘길해봐 얼른~~~

원태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또 꺼내물고 한모금 찐하게 빨고 나서 말한다.

-가방속에 돈이 한가득 들어있드라...
그래서 그걸 집에 갖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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