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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사연] 강원랜드 여자앵벌이 "남자친구에게 용서받고 싶어요. 잃은 돈을 되찾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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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이 지난 몇 년 전.....

뜨거운 여름 햇살이 38번 국도를 달구던 그날, 나는 무심코 강원랜드로 향했다. 

마카오 여행이 무산된 후 허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차 안에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나는 영화에서 본 화려한 카지노의 모습을 상상했다. 우아한 정장을 입은 사람들, 은은한 재즈 음악, 그리고 룰렛 공이 돌아가는 소리... 그런 환상에 젖어 있었다.

강원도의 굽이진 산길을 지나 드디어 강원랜드에 도착했다. 그러나 현실은 상상과 달랐다. 주차장에서부터 사람들의 물결이 보였다. 평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카지노는 인산인해였다. 입구의 전광판에는 '현재 입장객 4,126명'이라는 숫자가 반짝이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려는 순간, 한 중년 여성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왜 못 들어가게 하는 거예요? 내가 얼마나 왔다 갔다 했는데!"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그녀를 경비원들이 붙잡고 있었다.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고, 화장은 번져 있었다.

"얼마나 잃으셨어요?" 옆에 있던 아저씨가 물었다.

"3억이에요, 3억..." 그녀의 절규가 주변을 울렸다.

그 광경을 뒤로하고 카지노 안으로 들어섰다. 실내는 담배 연기로 자욱했고, 슬롯머신의 요란한 소리와 사람들의 흥분된 목소리로 가득했다.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가운데, 사람들은 마치 전쟁터의 군인들처럼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블랙잭 테이블은 이미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테이블 주변으로 두세 겹의 인파가 모여 있었고, 의자에 앉은 사람 뒤에서 함께 배팅하는 이들도 있었다. 바카라 테이블에서는 사람들이 종이를 들고 뭔가를 열심히 메모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마치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푸는 학생들 같았다.

이 혼잡한 상황 속에서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 쳤다.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한 젊은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는 20대 중반으로 보였다. 긴 갈색 머리카락이 어깨를 덮고 있었고, 큰 눈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 눈빛은 어딘가 공허해 보였다. 그녀는 하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옷에는 주름이 가득했고 약간 누렇게 변색된 듯했다.

"처음 오신 분 같은데, 5만 원만 주시면 제가 이곳저곳 다 알려드릴 수 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작고 떨렸다. 나는 순간 망설였지만, 이내 지갑에서 돈을 꺼내 건넸다. 그러나 그녀는 곧바로 게임장으로 향했고, 내 눈앞에서 그 돈을 모두 탕진해버렸다. 바카라 테이블에서 그녀는 마지막 칩을 걸었고, 딜러의 손짓과 함께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 순간 나는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행동, 그 공허한 눈빛, 그리고 남루한 옷차림... 모든 것이 이상했다.

"저기... 식사라도 할까요?"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카지노 근처의 한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카지노의 열기와는 대조적으로 조용했다. 우리는 구석 자리에 앉았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그녀는 계속 멍한 표정이었다. 음식을 거의 씹지도 않고 삼키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리고 갑자기 그녀가 입을 열었다.

"한 번만 더 5만 원을 주신다면 제가 그쪽 방까지 따라갈 수 있어요."

그 말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사연이 궁금해졌다. 나는 그녀에게 모텔 방을 잡아주었고, 그곳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모텔 방은 작고 단촐했다. 더블 베드 하나와 작은 테이블, TV가 전부였다. 그녀는 침대 끝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원래 대학생이었어요.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하고 데이트 삼아 이곳에 왔죠. 처음에는 운이 좋았어요. 첫날 백만 원으로 시작해서 천만 원을 땄거든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 돈으로 둘이 호화롭게 놀았죠. 하지만 그게 화근이었어요. 그 후로 계속 이곳에 왔어요. 처음엔 둘이 같이, 나중엔 혼자서... 결국 결혼 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모두 탕진했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친구는 저를 용서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저는 멈출 수가 없었어요. 새로 모은 돈에도 손을 댔죠. 결국 남자친구는 저를 떠났어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그녀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제 저는 여기서 나갈 수가 없어요. 돈을 다시 만들어 그에게 돌려주고 싶어요. 하지만...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조용히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녀의 몸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날 밤, 나는 그녀를 껴안은 채로 잠이 들었다. 새벽녘, 어렴풋이 들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녀가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오빠... 나 정말 미안해. 용서해줄 수 있어?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줘..."

그녀의 흐느끼는 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나는 다시 잠든 척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눈물 흘린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내게 사과하며 떠나겠다고 했다. 나는 그녀에게 내 연락처를 적어주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을 열고 나갔다. 그 뒷모습이 복도 끝에서 사라질 때까지 나는 바라보았다.

그 후로 몇 년이 지났다. 나는 여전히 그녀를 잊지 못한다. 가끔 강원랜드에 대한 뉴스를 볼 때면, 그녀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그녀는 과연 남자친구와 다시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카지노를 떠돌고 있을까?

때로는 그녀에게서 전화가 올까 봐 핸드폰을 확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의 이름도, 얼굴도 점점 희미해져 간다. 그러나 그날의 경험, 그 공허한 눈빛은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제 나는 가끔 그날을 떠올리며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그녀'들이 있을까? 화려한 네온사인 아래에서 꿈을 잃어가는 사람들, 어둠 속에서 희망을 찾는 이들... 그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날의 기억은 내게 깊은 울림을 주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어쩌면 언젠가 그녀와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그녀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기를, 그리고 내가 그녀에게 "잘 지내셨어요?"라고 물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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